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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교의 기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다. 자연에게도 동물에게도 가장 두려운 존재는 분명 인간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한다. 본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온갖 추악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 짓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아니 우긴다. 온 세상이 형체없는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도 인간들은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인다. 공공의 이익이 중요한 상황에서도 개인의 자유만을 외친다. 지금은, 적어도 개인의 자유만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지 않나요? 정치...그리고 종교...모두 자기들 말만 한다. 역겹고 소름 돋는다. 정치인들은 이 상황을 이용해 깃발을 더더더 높게 박아버릴 생각이 가득하다. 종교...하...종교가 정치와 연결되는 순간 그것은 사이비가 된다. 이 사이비..
2020년 가장 황당한 일로...아니 아마 계속 내 생애 어이없음 넘버 5 안에는 들 이벤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다시 손을 내밀었어야 하나 생각도 했는데 글쎄...무슨 마음인지 그건 잘 안됐어. 근데 이젠 뭐 의미없는 생각들 같다. 언젠가 혹시라도 내 귀에 들리는 이유가 어이없는 것이 아니길 바라. 진심으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이기를... 잘 살아, 안녕.
잘나가던 친구가 망했는데 웃음이 나왔다며 자기가 나쁜 사람인 것이냐 라는 물음에 그런 감정은 지.극.히 정상이라는 글을 봤다. 그렇지...나도 평소 싫어하던 이의 안좋은 소식을 들으면 내심 통쾌했던 경험이 있었지...그런 감정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니 내가 마냥 나쁜년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다. 예전 상사의 나쁜 소식을 들었는데 웃지 못했다.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이었지만 뭐 나에게 딱히 피해를 준건 없는 사람이었다. 무튼...오늘 들은 소식은 아, 그 사람은 그럴만 하다-고 통쾌해하며 지나가기에는 수위가 높은 나쁜 소식. 그런데 정작 그 소식보다 더 거슬렸던건 그 소식을 입으로 전하는 사람들. 분명 그 사람은 괴로운 마음을 믿을만한 사람에게 털어놨을텐데 그 소식이 흐르고 흘러 나의 귀에까지 ..

채식을 한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중학교 때 다큐를 본 이후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사실 개념이 없어서 굽는 고기 빼고는 다 먹었음... 그래도 원래 고기를 즐기지 않았고 해산물을 좋아해서 나름 페스코 또는 폴로 정도의 생활을 유지했었다. 이후 대학교에 가고, 유학을 가면서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혼자 생활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내가 먹고 싶은 것만 선택했으니 좋아하는 게 채소, 과일... 곡물이니 자연스럽게 비건 또는 락토 베지테리언 식이가 유지되었다. 그런 생활이 깨진 건 한국에 들어오면서인데, 한국 음식에는 기본적으로 육수나 고명들이 고기로 맛을 낸 것들이 많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하나하나 그걸 빼고 넣고 하는 생활은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회귀...

이번주는 먹는 사진을 주로 찍었다. [폴앤폴리나] 회사 근처에 있어서 종종 가는 곳. 너무 유명한 빵집이라...빵 좋아하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샌드위치를 먹고 싶었는데 햄이 들어있고 새로 만들어 주지는 않을 것 같아 사진 못했다. 그래도 혹시나 물어보니 점심시간엔 바쁘고 미리 여러개를 만들어놔 햄을 뺄 수는 없고 대신 미리 전화를 주면 만들어 놓겠다는 친절한 답변을 주시네...빵도 맛있고 마음도 착한 곳이다. 명상 전시를 보던 날, 한남동으로 넘어가 평소 눈여겨 보던 레스토랑에 갔다. [KEEM HANNAM] 베지테리언 음식이 많다고 해서 갔는데...정말...너~~~~무 만족했다. 특히 허무스...적어도 한국에서 먹은 허무스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튀긴 칙피도 정말 맛있었어. 맛..

오늘은 준이가 우리에게 온 지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젖비린내를 풍기며 눈도 못 뜨던 우리 준이를 만난 게 벌써 15년이라니... 이제는 정말 많이 늙어버린 준이... 음식을 흘려도 좋고 응가 쉬야 아무 데나 싸도 좋으니 조금만 더 우리 곁에 있어줘. 준아 너무너무 사랑해!

오후 2시간 휴가 내고 다녀 온 피크닉의 '명상' 전시. 간만에 고요하고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은 시간이었다. 사실 요즘은 별로 큰 걱정 없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가 정말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멍-때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던 것 같다. 걱정 없는 삶...건강한 몸과 마음. 세월이 흐를수록 소박하지만 가장 지키기 힘든 꿈들이 늘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