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교의 기교
Vegeterian 본문
채식을 한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중학교 때 다큐를 본 이후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사실 개념이 없어서 굽는 고기 빼고는 다 먹었음... 그래도 원래 고기를 즐기지 않았고 해산물을 좋아해서 나름 페스코 또는 폴로 정도의 생활을 유지했었다. 이후 대학교에 가고, 유학을 가면서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혼자 생활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내가 먹고 싶은 것만 선택했으니 좋아하는 게 채소, 과일... 곡물이니 자연스럽게 비건 또는 락토 베지테리언 식이가 유지되었다.
그런 생활이 깨진 건 한국에 들어오면서인데, 한국 음식에는 기본적으로 육수나 고명들이 고기로 맛을 낸 것들이 많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하나하나 그걸 빼고 넣고 하는 생활은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회귀. 사실 내 몸에는 페스코가 제일 맞는 것 같아 보인다. 대부분은 락토 오보 정도의 식이를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해산물을 먹는 정도. 그 정도가 딱 좋다. 사실, 유학 시절에는 식이도 그랬지만 정신 상태가 건강하지 않아 많이 힘들었었고, 그게 몸으로도 굉장히 잘 드러났기에-누가 봐도 건강해 보이지 않는 핏기 없는 허연- 다시 돌아가서 저렇게 살래,라고 누가 물으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놉'이라 말하겠다.

식이는 다시 예전의 스트릭한 나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아님 못 돌아가거나?), 요즘은 내가 사용하는 것들에서 실천을 하려 노력 중이다.
이런 결심을 다시 하기 전까지 내가 지금껏 지켜온 것은...
- 동물의 털을 사용한 옷 (밍크, 무스탕, 패딩 및 앙고라 등) 입거나 사지 않기
... 이게 전부다.
그래서 2달 전쯤부터 화장품은 비건으로 모두 바꾸는 중인데 비싼 명품들과 비교하여 효과가 없다거나 피부가 안 좋아진다거나 하는 것이 없이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몇십만 원짜리 크림을 불과 몇 달 전에 사던 내가 멍청하게 느껴질 만큼? 그걸 사는 것은 본인의 마음이니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그 정도로 효과가 괜찮다는 이야기. 아래는 요즘 내가 사용하는 제품들.
[멜릭서] 국내 브랜드. 스킨, 에센스 그리고 크림을 사용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킨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제품도 순하고 좋지만, 패키지의 소재까지 친환경적인 면이 좋다.
비건화장품 - 민감성 피부 에 탁월한 멜릭서 공식 스토어
여드름, 민감성 피부. 채식주의 개념을 화장품으로 확장한 한국 최초 비건 스킨케어, 비건화장품. 멜릭서
kr.melixirskincare.com
[아르지탈] 유칼립투스 연고를 찾다가 알게 된 브랜드인데 알고 보니 지난해에 이 제품의 치약을 여러 개 사서 사용했었더군... 치약은 예상했던 느낌이라 다시 마비스로 돌아오기는 했다. 두드러기가 있어, 간지러울 때 바르려고 산 유칼립투스는 내 최애 크림 :) 그리고 얼마 전에 바이올렛 크림을 사서 저녁 수분크림으로 사용 중이다. 향도 좋고 (이거 바르고 안방에 놀러 가면 엄마가 좋은 향기 난다고 말씀하심 ㅋㅋ) 민감한 내 피부에 뭐 하나 올라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어, 다른 제품들도 구매해 보려고 하는 중.
www.argital.co.kr/main/index.php
아르지탈
이탈리아 100%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아르지탈
www.argital.co.kr
[LOMA] 유기농 제품이고, 역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 작년부터 이 브랜드의 너리싱 라인을 쓰고 있는데, 향기도 좋고 기본적인 제품의 질 자체가 좋다. 내 첫째 조카가 이모집에서 샴푸 하고 싶다고 가끔 말함 ㅋㅋㅋ 아마 큰일이 없는 한은 쭉 쓸 것 같은 느낌.
그 외에 다른 제품 (샤워젤, 바디로션, 향수 등)은 예전부터 주로 산타마리아노벨라와 AESOP의 것을 사용했고, 사용 중이다.
[AESOP] 호주 유학시절 에이솝 에이솝 하던 게 버릇돼서 자꾸 아무도 모르는데 에이솝 에이솝거려... 요즘은 고침 ㅋㅋㅋ
그때만 해도 (라테... 꼰대) 이렇게 한국에 들어와 유명해질 상품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패키지가 예뻐서 썼었는데... 역시 제품일은 모르는 거야? 헷. 이 브랜드 역시 자연에서 온 성분을 바탕으로 화학제품을 최소화하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
이솝 대한민국
www.aesop.com
[산타마리아노벨라] 아주아주 좋아하는 브랜드. 특히 수분크림과 향수를 아주 애용한다. 수도원에서 만드는 만큼 동물실험은 역시 하지 않는 제품이다.
Officina Profumo Farmaceutica
Officina Profumo Farmaceutica
www.smnovella.com
색조는... 요즘 사실 선크림만 바르지 화장은 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어, 살 일이 없다 ㅋㅋㅋ
지금은 선크림, 그리고 에보니만 있으면... 어디든 갈... 후후...
이렇게 화장품은 비건 제품으로 정착에 성공한 것 같다.
문제는 가방과 신발.
가죽 제품은 사지 말아야지... 생각은 오조오억 번쯤 한 것 같은데 그게 정말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예쁘면 사고 싶고 충동구매로 이어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아직 고민 중이다. 나름의 계획은...
- 새로운 가죽 제품을 사지 않을 것 (근데 너 지난달에도 신발 두 개나 샀잖니 이 썩을 기지배야...ㅠㅠ)
- 가지고 있는 가죽 제품(특히 명품 가방)은 처분할 수 있다면 미련 없이 팔아버릴 것
- 그 이후 남은 제품 안에서 사용할 것
이번엔 정말 진심으로 심각하게 나의 다짐... 지키고 싶다.
그래도 6월 들어서는 가죽 제품의 ㄱ도 사지 않았어! 이번엔 오조오억번 실천하는 내가 되길...
아, 다시 식이로 돌아와서...
요즘 부쩍 요거트를 먹기가 힘들다. 원래는 우유는 먹지 않아도 요거트는 참 좋아했는데 살짝 속이 역하고 거부감이 들어 대체 상품이 있을까 찾아보는 중이다. 그래서 일단 코코넛 우유, 귀리 우유 등으로 시리얼 먹는 중. 사실 소미노라는 브랜드와 제품들을 좋아는 하지만...약콩요거트는 먹기가 힘들어서 다른 곳을 찾던 중에 비거트-비건을 위한 요거트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회사-라는 곳을 발견했다. 일단 가입했는데 리뉴얼로 작년 12월부터 제품 판매가 중지되었더라... 올해 6월 중에 다시 영업을 개시한다고 하니, 일단 기다리다 구매해보려고 한다. 잘 맞으면 꾸준히 사 먹어야지 :)
www.vegut.co.kr/main/index.php
비거트
비거트
www.vegut.co.kr
마무리하며... 그래도 난 운이 좋은 사람이라 가족, 친구 회사 동료들... 정말 누구 하나 나의 식이나 동물에 대한 나의 생각에 대해 태클-그럼 풀은 안 불쌍하냐... 이런 바보 멍청이 같은 질문을 하는-을 거는 이가 없었다. 식사를 하거나 회식을 하면 항상 배려해주는 내 주변 사람들... 나를 존중해주는 이 따뜻한 사람들아 고마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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